자신이 옳다고 믿는 어떤 문제에 빠지게 되면 그 또한 하나의 도그마(dogma·독단적인 신념) 일 수 있다. 도그마는 어떤 것을 지탱하는 구심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그 것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도그마에 빠진 사람은 위험해 질 수 있다. 용수철을 누르다 손을 떼면 그 반발력으로 튀어 오르듯, 하나의 도그마가 사라지면 또 다른 도그마가 자리 잡기 마련이다.
‘야마 잡아 쓴다’ 대표적으로 언론이 자주 쓰는 말이다. ‘문제의식 있는 비판적 언론인’ 노릇을 할라치면 이러면 이런다고, 저러면 저런다고 한다. 그래서 문득 사실과 본질은 어디가고 ‘뇌피셜 야마’ 아니었나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기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이 도그마에 빠지면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자신과 관련된 일에 대해선 더욱 그렇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그러한 정치인이 누군지를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정의의 여신’ 디케가 눈을 가린 채 한 손에 저울을 평형이 되도록 들고, 다른 한 손에 칼을 들고 서 있다. 우리는 대부분 그 저울과 칼에 시선을 두고, 디케의 가려진 정의의 눈동자가 어떤 형상일지에 대해선 알려하지 않는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우리 사회는 지금 크고 작은 도그마로 가득하다.
국용진 기자 yside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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