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식 의원이 어제(10월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세관 마약 사건을 철저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상식 의원실 제공) |
“인천공항세관 마약 사건에서 세관이 마약 수사를 직무유기를 했거나, 아니면 세관 내부에 공범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철저한 수사를 촉구합니다.”
[Y사이드저널 국용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국회의원(행정안전위·경기 용인갑)이 어제(10월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렇게 힘줘 말했다.
“주범을 검거하려고 외국 마약 범죄자 잡지 않았다구요?”
이상식 의원= “세관은 작년 2월20일 말레이시아 마약밀매 조직원 12명을 특정했습니다. 당연히 이들을 전산시스템에 입력해 입국 시 검거·조사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틀 뒤인 22일과 24일 입국한 마약사범 두 건 모두 세관은 검거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인천세관 현장검증에서 세관의 설명을 종합하면, 세관에는 2개의 ‘마약 적발 시스템’이 있다고 합니다.
먼저 ‘알리미’(우범자 검색시스템)는 세관의 수사 기능에서 관리하며 혐의의심자가 입력대상이고, 입국 시 수사관에게 전화나 문자로 개별 통보돼 수사관이 참고하는 시스템입니다.
반면, ‘APIS’(Advanced Passenger Information System : 우범 여행자 등록시스템)는 세관 심사 기능에서 관리하는데 혐의유력자가 입력대상이고, 입국 심사에서 알람이 떠서 세관에 통보돼 현장에서 바로 적발이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세관 측은 작년 2월20일 특정된 12명(말레이시아 범죄자)이 ‘APIS에는 등록되지 않았고, 알리미에 입력했다’고 했습니다. 마약 범죄자로 특정된 12명을 왜 APIS에 등록하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범죄자 잡으려고 만든 시스템이 APIS 아닙니까?
그리고 <2월22일 입국한 캐린스와 24일 입국한 위나, 티웨이캉을 검거하지 못했느냐>는 질문에 세관은 ‘입력된 이들이 3등급이었고, 주범 검거를 위해 검거되지 않은 것’이란 취지로 말했습니다.”
“매우 심각한 문제·형사처벌 감”
이상식 의원= “매우 의아한 설명입니다. 윗선 수사를 이유로 밀매범들을 무사통과시킨다면 이들이 반입시킨 마약은 어떻게 합니까. (실제로 22일 6kg, 24일 6kg 마약 반입됨)
이로 인해 죽고 상하는 국민들의 생명과 신체는 누가 책임집니까? 더구나 윤석열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였습니다.
만약 세관에 그런 수사관행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야말로 엄청난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뿐 아니라, 형사책임까지도 물어야 할 사안입니다.
또 마약 밀매범의 무사통과를 결정하는 게 수사관의 자의적인 판단에 의존한다면 이것은 세관 직원들이 마약밀매도 어떤 식으로든 부정하게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세관이 22일과 24일 입국한 마약사범들을 결국 체포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점입니다. 수사기법이란 것이 마약반입을 허용하고 마약사범들을 풀어놓는 것입니까.”
▲ (이상식 의원실 제공) |
“APIS 시스템 …제대로 작동 안 돼”
이상식 의원= “그런데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어제 현장검증 때 세관의 고위간부는 알리미에 입력돼 있던 해당 12명의 말레이 조직원들을 2023년 3월 초 APIS에도 입력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혐의의심자로 특정돼 APIS에도 등록된 사람들 가운데 캐린스·위나 두 사람은 국내에서 작년 9월5일 세관이 아닌 영등포서 수사팀이 체포합니다. 다시 말해 APIS에 등록됐음에도 공항이 아니라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는 겁니다.
이들 두 사람의 무비자 체류 기간은 90일입니다. 따라서 9월5일 경찰에 체포됐을 당시 출국했다가 재입국했을 것이란 것은 당연한 논리적 귀결입니다. 아무리 빨라도 재입국 시기는 APIS에 입력된 3월 초 이후여야 한다는 것이죠.
APIS로 당연히 적발해 체포했어야 할 사람이 국내에 들어온 것입니다. APIS로 적발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안 한 건지를 알 수 없으니 그 전에 몇 번을 (국내를) 드나든 건지도 모릅니다.”
“전면 재수사 해야 합니다”
이상식 의원= “이것은 명백한 세관의 직무유기이거나, 아니면 세관 내부의 공범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입니다. 경찰의 수사대상입니다.
캐린스·위나(말레이시아 범죄자) 문제의 지난해 1월27일도 몸에 마약을 4㎏씩 지니고 세관을 무사통과했습니다. 어제 현장검증을 한 바에 의하면 인천공항세관과 검역 체계상 누군가의 조력이 없이 무사통과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이때에도 세관에서 모종의 조력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합리적인 추론입니다.
이러니까 백해룡 경정이 세관 직원들을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도 백 경정의 세관연루 브리핑을 우려한 세관은 강하게 압박하고 검찰은 강제수사를 방해합니다.
경찰 수뇌부는 수사를 방해하는 검찰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백해룡 경정을 수사팀에서 배제하고 좌천시키고 경고도 합니다.
백해룡 말고 진짜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전면 재수사를 해야 합니다.”
국용진 기자 ysidej@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