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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에 몸싸움까지…“그래도 받아내야죠” [용인시]

기사승인 2020.07.01  09:4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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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납자의 가택수색을 위해 현장에 출동한 용인시 징수과 체납기동팀.

“새벽 6시 체납 현장으로 출근해 욕설과 몸싸움을 견뎌가며 밤늦게까지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또 자랑스럽습니다”

[Y사이드저널 박상욱 기자] 악질·고질 체납자로부터 체납액을 받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용인시 징수과 직원들에게 홍성원 과장이 한 말이다.

체납자에게 돈을 받아낸다는 일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과 노력, 열정을 쏟아도 쉽지 않은 직원들의 노고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욕설과 몸싸움은 일상이 됐다.

실제 용인시 체납기동팀 소속 직원 4명은 2019년 8월 새벽 6시. 1300만원을 체납한 A씨가 사는 수지구의 한 아파트를 가택수색을 위해 현장으로 이동했고, 체납자와 가족은 직원들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을 불러 함께 집으로 들어간 직원들은 한 시간 넘게 가택수색을 이어갔고, 끈질긴 설득 끝에야 그 자리에서 체납액 전부를 받아냈다.

시청 사무실에서 체납 독촉 전화를 거는 직원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매일 심한 욕설을 들어가며, 체납자와 같이 흥분하지 않고 차분히 설득해야 되기 때문이다. 감정노동을 하는 콜센터 상담사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고도의 직업의식이다.

   
▲ 징수과 직원들이 체납자의 차량 번호판을 영치(압수)하고 있다.

게다가 아찔한 순간도 있다. 지난 5월 징수과 직원 3명이 체납자 차량의 번호판 영치(압수)를 위한 기흥구 상갈동 현장에서 도주하는 체납자가 탄 차량을 막아서는 직원을 그대로 밀어 버린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직원은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지난해엔 성과도 컸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A법인을 30번 이상 찾아가 결국 체납액 266억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끈질긴 노력 끝에 용인시는 지난 2018년 지방세와 세외수입 652억원을 징수했고, 2019년 596억원을 징수했다. 그 결과 경기도 2019·2020년 지방세 체납정리 시군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홍성원 징수과장은 “새벽 6시 체납 현장으로 출근해 욕설과 몸싸움을 견뎌가며 밤늦게까지 고생하는 직원들의 직업·윤리의식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면서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묵묵히 자신의 위치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매일 반복되는 스트레스를 받는 징수과 직원들의 사기와 능률, 격려하는 보상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취재 도중 징수과 직원이 기자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 직원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욕은 하지 마세요”라고.

박상욱 기자 ysidej@hanmail.net

<저작권자 © Y사이드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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