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조’라고 쓴 검은색 리본을 달고 MBC 뉴스테스를 진행하고 있는 이재은 앵커. (MBC 방송화면 캡처) |
서울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추모의 발길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고 사망자’냐 ‘참사 희생자’냐 이러한 용어를 놓고 연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논란을 키운 건 행정안전부죠. 지난달 30일 행안부가 각 시·도는 물론 중앙부처 등에도 ‘글씨 없는 검은색 리본으로 착용하라’는 지침을 내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시작됐습니다.
희생자를 애도하는 ‘근조’(謹弔)란 한자가 빠져있는 검은색 리본도 때아닌 논란입니다. 이 역시 행안부가 각 지자체에 글자 없는 검은색 리본 착용을 지시한 데 따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렇다 보니 오전에 근조 글씨가 있는 쪽으로 달았다가 오후에 글씨가 보이지 않게 뒤집어 다는 등 지자체마다 혼선을 빚었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지상파 3사 가운데 ‘근조리본’을 단 방송사가 MBC 한 곳뿐이란 점도 공교롭습니다. 어제(1일) MBC 뉴스데스크 진행자인 이재은 앵커는 가슴에 ‘근조’라고 쓰여진 검은 리본을 달고 뉴스를 진행했습니다. 뉴스나 시사프로그램도 마찬가지였죠.
같은 날 공영방송 KBS이나 SBS는 글씨가 없는 검은색 리본을 달고 방송했습니다.
근조(謹弔)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의 죽음에 대해 공손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슬픈 마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도 충격에 빠진 이태원 참사. 이 와중에 ‘근조’ 글자 없는 리본, ‘참사와 사고’, 그리고 ‘희생자·피해자가 아닌 사망자’ 용어를 둘러싼 논쟁. 이러한 모습을 본 국민들은 어떤 생각일까요.
국용진 기자 ysidej@hanmail.net